명예를 걸고 도전하는 CHORD"SIGNATURE는 시스템의 사운드를 빠르고 생생하게 되살려줄 것이다." 시그니처는 단순히 자필 사인이 아니다. 제품명에 시그니처라는 말을 쓴다는 것은 만든이의 명예를 걸었다는 뜻이다. CHORD의 케이블들 중 가장 비싼 이 제품의 이름은 앞도 뒤도 없이 시그니처이다. CHORD의 명예를 걸었다는 것이다. 엔트리급 중저가에서 별다섯의 존재를 드높인 이 회사의 명예가 과연 하이엔드 케이블에서도 통할 것인가?먼저 외관을 보면 너무도 구분하기 쉽게 신호라인 자체가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나뉘어 있다. 선재는 대단히 굵은 고순도 무산소 동선을 소재로 사용하였으며 차폐를 위한 피복으로는 발포 폴리스틸렌 소재를 사용했다. 굵기도 굵을 뿐만 아니라 피복소재 때문에 매우 뻣뻣하고 단단한 강도를 자랑한다. 차폐외에도 2개의 신호 선을 독특한 구조로 꼬아 신호 영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선재의 안정된 상태 유지를 위해 절삭 알루미늄으로 가공된 별도의 커넥터로 두 케이블을 압착하였으며, 바나나 타입의 플러그는 CHORD COMPANY의 자체 금도금 단자로 깔끔하게 마감처리하였다.선재에 대한 통상적인 선입견에 따르면 딱딱한 선재는 단단한 소리를 들려주고 무른 케이블들은 유려하고 부드러운 경우가 많다. 박스가 달린 케이블들은 푸근하고 펑퍼짐하며 박스 없는 케이블들은 직선적이고 클리어한 경우가 많다. CHORD의 시그니처 또한 그런 분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딱딱하고 단선으로 제작된 시그니처는 매우 클리어하고 직선적인 소리를 들려준다. 흔히 중저가의 부드러운 성향의 이 회사 사운드가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보기좋게 날려준다. 매우 투명하고 또렷한 초점잡힌 사운드는 영국제 제품이라는 느낌보다는 미국제 하이엔드 성향에 가깝다. 음색은 약간 밝고 샤프하며 공간감은 매우 입체적이면서도 투명하다. 소리들의 결 하나하나가 잘 분리되어 주어가 케이블들의 해상력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높은 해상력을 자랑하다. 게다가 저역은 풀어짐이 없이 타이트하고 명료하게 정리되어 흐트러짐 없는 사운드를 완성시켜준다. 종전의 KIMBER 케이블들이 보여주었던 개성있는 사운드가 부드러운 CHORD에서 나온다는 점은 가히 특이한 일이다. 웬만한 앰프보다도 비싼가격은 CHORD COMPANY로서는 특이한 일이다. 하지만, 이 케이블은 음악 재생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다소 외적인 모양새가 가격에 비해 너무 평범하지만, 당신의 시스템의 사운드를 빠르고 생생하게 되살려줄 것이다. 고급케이블의 존재가치를 느껴보고 싶다면, CHORD가 이름 걸고 내놓은 이 케이블에 도전해보시라 [WHAT HIFI 2006년 1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