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ra Mezza

크기를 잊게 하는 중저역의 스케일

오페라 메자 스피커는 클래식 시리즈 라인업 중 가장 작은 소형 모델이다. 사진으로 크기를 가늠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는데 캐비닛 내부 용적이 8리터 정도되는 저음 반사형 스피커이다. 주파수 특성은 45Hz~20kHz로 이 크기의 스피커들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 할 만큼 낮은 대역의 주파수까지 재생해 낸다. 그것도 5인치 크기의 폴리프로필렌 콘을 사용해서 말이다.

어쨌든 스펙만으로도 수준급이라 할 수 있는데 마감도 예사롭지 않다. 메자의 캐비닛은 라운딩 에지 처리와 함께 리얼 우드로 정교하게 광택 처리가 되어 있는 MDF를 사용했으며 무광에 가까운 마감인데 100만원 초반대 스피커에서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을(마치 고급 가구를 보는 것처럼 아름답다) 확실히 넘어서고 있다. 사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프론트 패널에 인조 가죽까지 덧씌워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완성해 놓았다. 조금 과장되게 외관을 평가한다면 쇼룸 앞에서 넋을 잃고 쳐다보다가 비쌀 것이란 생각에 가격도 묻지 않고 그냥 지나쳐버릴 것 같은 정도이다.

요즘 스피커들은 소리만큼 디자인도 좋아야 하는데 시장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개발한 제품인 것 같다. 하지만 제 아무리 디자인이 좋아도 소리가 꽝이면 아무 소용없을 것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장르의 음악을 재생해 보았다. 그리고 메자의 구동은 쉬운 편이고, 앰프를 크게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메자의 소리 중 장점으로 꼽고 싶은 것은 시원스럽게 터지는 중저음이다.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OST에 수록된 ‘Pop! Goes My Heart’를 들어보면 시작부 중저음의 타격감이 예사롭지 않다. 소위 얘기하는 돌덩어리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적당한 양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음악을 듣다보니 장르를 심하게 가린다는 편견에 사로잡힐 수도 있는 이탈리아 스피커인데도 메자는 올라운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수많은 재즈 앨범들을 들어보았는데 정말 들을 만하다. 스틱으로 때리는 심벌의 잔향이나 그 울림이 매우 넓게 퍼진다. 그리고 팝을 들을 때는 적당한 청량감도 가지고 있어 시원스럽다. 물론 브랜드 네임에 걸맞게 조수미가 부른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의 아리아도 답답하다거나 목소리가 기어 들어간다거나 하는 느낌 없이 훌륭하게 재생해 낸다.

끝으로 독자 여러분께 하고 싶은 얘기는 100만원 초반대 스피커들은 그 성향이 워낙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무리를 해서라도 저음을 뿜어내는 스피커가 있는가 하면, 저음은 없지만 깨끗한 음을 뽑아내는 그런 성향 차이 말이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독자가 스피커 구입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선택 과정에서 검토해볼 필요가 있는 스피커인 것 같다.  

[ 출처 - 월간 오디오, 2007년 7월호/ 최성근 ]